범죄에 대한 인식 부족 및 법의 허점 가장 큰 문제

김라현 기자 | 기사입력 2019/07/26 [22:54]

범죄에 대한 인식 부족 및 법의 허점 가장 큰 문제

김라현 기자 | 입력 : 2019/07/26 [22:54]

[뉴스와 사람= 김라현 기자]  요즘 외부에 있는 공용화장실을 가는 것이 꺼림직하다는 사람들이 늘었다. 여자화장실 벽에는 일부러 뚫어 놓은 것처럼 보이는 무수한 구멍이 언제 몰카 등에 찍힐지 모르는 불안감을 가증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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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버닝썬 사건으로 몰카 범죄가 재조명 받았다. 승리와 정준영에 이어 다수의 사람이 연루된 이 사건을 통해 불법 촬영·유포 범죄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최근 몰카 범죄는 전문적인 장비를 구하기도 쉽고 핸드폰 카메라의 성능도 좋아진 만큼 범죄에 노출되기도 쉽다. 게다가 갈수록 카메라 크기는 작아져 옷걸이, 물병, 단추 등 평범한 물건에 숨기기 쉬워 구분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여자 화장실 벽에는 수많은 구멍이 뚫려있고 휴지로 막아놓은 모습도 볼 수 있다. 여성들은 SNS에 몰카 구멍 찌르기 인증샷을 올리는가 하면 구멍을 막는 실리콘 혹은 몰카를 확실하게 없앨 수 있는 날카로운 물건의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이렇듯 몰카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몰카포비아란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대학 내 화장실도 몰카 범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외부인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대학 특성상 범죄에 노출되기 쉽다. 작년 축제 기간에 발생했던 몰카 사건과 인문대 여자 화장실 남자 출입사건처럼 우리 대학도 몰카 범죄 노출의 위험을 피할 수 없다. 작년 4월에 `부산행복가정 행복도시멘토협의회'에서 부산광역시민의 여성권익 증진과 디지털 성범죄 예방을 위해 우리 대학 화장실 403개를 검사했다. 파손된 천장이나 구멍 등을 중심으로 집중 점검하였고 다행히 몰카 발견이 되지 않았다. 이 단체는 올해도 우리 학교를 방문해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몰카 범죄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학우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학생회가 있다. 상경대학(이하 상대) 학생회는 올해부터 국제관과 상대의 화장실을 대상으로 검사를 하고 있다.

지난달 18일에 화장실 몰카 검사를 진행했던 상대 학생회와 동행 취재를 했다. 이들이 사용한 장비는 두 가지 기능이 있다. 탐지기의 렌즈를 통해 초소형 카메라 렌즈를 찾을 수 있고 식별이 힘든 무선카메라 또한 탐지기의 주파수 찾기 기능을 통해 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 예산문제로 학생회에서 보유하고 있는 장비는 하나뿐이었다.

상대 학생회는 남녀 화장실의 칸마다 있는 변기와 벽에 뚫린 구멍 등을 세세하게 검사했고 공간이 넓지 않아 웅크려서 작업을 진행했다. 화장실 하나를 검사하는 데에는 최소 1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학생회 관할구역인 국제관과 상대에 있는 모든 화장실을 점검하는데 하루 정도가 걸린다. 검사 과정이 번거롭지만 학생회 소속 김현석(무역·3) 씨는 "남자라서 몰래카메라 범죄를 당할 것 같은 불안감은 없지만 가족이 당한다고 생각하니 그런 일은 일어나선 안 된다"며 "불법 촬영 범죄는 없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2주에 한 번씩 화장실 몰카 검사를 진행할 것이며 이외에도 상시 점검할 계획이다. 몰카 점검 부책임자인 김찬(e비즈니스·4) 씨는 "일 년 동안 학우들의 안전을 위해 활동할 것이며 이번 35대 상경대학 학생회의 임기가 끝나도 지속적인 검사를 하면 좋겠다"라며 다음 대 학생회에게 물려줄 계획이라고 했다.

앞으로 몰카 범죄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스로 대비를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숨겨진 카메라를 알아내는 방법들도 알려지고 있지만 범죄의 다양성은 더 커졌다. 많은 방법 중 간단한 방법 두 가지를 소개한다. 우선 빨간 셀로판지로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와 플래시 부분을 덮고 플래시를 켠 상태로 의심스러운 곳을 영상으로 촬영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유독 전파가 잘 잡히고 숫자가 긴 와이파이를 확인하는 것이다. 또 전자파를 통해 몰카를 찾을 수 있는 앱도 나왔다.

인터넷에 초소형 카메라를 검색하면 아무런 제재 없이 쉽게 판매 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 몰카 탐지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선전 문구와 함께 KC인증 마크를 받아 합법이라는 설명도 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6월 몰카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어떠한 제재 없이 몰카용 초소형 카메라가 판매되고 있고 법의 허점도 여전히 많다. 범죄 행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은 물건들을 구매할 때 사용 용도를 밝히도록 하며 판매에 대한 단속 강화가 필요하다.

대검찰청의 범죄 발생 검거 및 처리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발생했던 카메라 등을 이용한 범죄는 총 6,615건이 확인되었다. 관련된 범인 6,360명이 검거되었고 이 중 단 27명만이 구속됐다. 이전까지 몰카 범죄에 대한 인식과 처벌의 강도는 가벼웠다. 2010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된 후 일부개정을 계속하고 있지만 여전히 법의 구멍은 크다. 이전까지 몰카 범죄자들의 "호기심에 그랬다"라는 변명과 일부 사람들의 "모든 남자는 다 그런다"라는 반응이 있어왔다. 불법 촬영 또한 살인과 강도와 같은 심각한 범죄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