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기생충'은 어떻게 '천조국'마저 홀렸나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한국 최초

김예원 기자 | 기사입력 2020/01/06 [10:18]

봉준호 '기생충'은 어떻게 '천조국'마저 홀렸나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한국 최초

김예원 기자 | 입력 : 2020/01/06 [10:18]

[뉴스와 사람= 김예원 기자]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한국영화 최초로 수상했다.

▲ 전 세계 유수 영화제 수상과 같은 '기생충'의 표면적인 성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이야기가 지닌 가치를 우리가 어떻게 널리 공유할 것인지에 보다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성수는 "현재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기생충' 역시 던지고 있는데, 언젠가 우리는 그 질문에 답해야만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기생충'의 성취보다 이 영화가 말하려는 메시지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기생충'에 여러 차례 등장하는 인디언 소품을 두고 그는 "현재 신화나 전설로 소비되는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 인디언 역시 실제로는 침략자들에 의해 자신들의 영토를 빼앗긴 존재"라며 설명을 이어갔다. "절대다수인 가난한 사람들이 마땅히 가져야 할 지분은 침략자로 상징되는 자본가들에게 완벽하게 빼앗긴 상태다. 지금 인디언들이 격리된 공간에서 박제된 채 연명하는 현실은 '기생충' 속 지하 세계 사람들이라는 상징과 겹친다. '기생충'의 이야기는 쉽게 펼쳐지는 덕에 재밌게 쫓아갈 수 있다. 그 와중에 끊임없이 부각되는 우리 사회에 관한 통찰이 관객들에게 굉장한 정서적 충격과 감동을 주는 것이다."김성수는 "영화 '기생충'이 남다른 성취를 이룬 데는 '내 주변에서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기시감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의 보편성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회를 꿰뚫는 시대정신에 집중하면 그것으로 전 세계와도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생충'은 증명하고 있다. 이른바 '한류'로 표현되는 한국의 문화·예술이 전 세계에서 함께 고민하고 있는 시대 문제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뉴스와 사람

6일 오전 10시(현지시각 5일 오후 5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GoldenGlobesAwards)에서 ‘기생충’은 '페인 앤 글로리',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등 쟁쟁한 영화들을 제치고 외국어영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ollywoodForeignPressAssociation)가 주관하는 영화, TV 시상식이다. 영화의 경우 뮤지컬, 코미디 부문과 드라마 부문으로 나뉘어 작품상, 감독상, 남녀 주연상 등을 시상한다. 감독상과 각본상, 외국어 영화상까지 총 3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기생충'의 주역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조여정 이정은 등이 이날 시상식에 참석했다.

 

봉준호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자막, 서브타이틀의 1인치 장벽을 뛰어넘으면 여러분이 훨씬 더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페도로 알모도바르 등 멋진 감독들과 후보에 오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우리는 영화(Cinema)라는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든글로브 감독상‧각본상까지 3개 부문 후보에 오른 ‘기생충’은 아쉽게도 외국어영화상 외의 나머지 부문 수상은 불발됐다. 감독상은 '1917'의 샘 멘데스 감독, 각본상은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 돌아갔다.

 

‘기생충’은 작품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작품상 후보작은 대사의 최소 50% 이상이 영어어야 한다는 골든글로브상 규정에 따른 것. 이에 현지 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최근 할리우드에선 언어가 수상 부문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수 있는가란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1세기들어 아시아권 영화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차지한 경우는 2001년 ‘와호장룡’, 2007년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 2012년 이란 영화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이후 이번이 4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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