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20 최저임금, 미용실 스태프의 삶은 바뀌지 않았다..?

조영미 기자 | 기사입력 2019/12/28 [11:20]

[인터뷰] 2020 최저임금, 미용실 스태프의 삶은 바뀌지 않았다..?

조영미 기자 | 입력 : 2019/12/28 [11:20]

▲ 미용사의 처유가 바뀔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기대가 어렵게 되었다.  © 뉴스와 사람

[뉴스와 사람= 조영미 기자] 인건비 부담 커서 스탭들 내보내고 있어요.. 강서구에서 만난 김가희(가명. 40) 원장은 제법 큰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오르는 스탭 인건비 문제로 현재 3명있는 스탭 중 2명을 더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김가희 원장은 “최저임금이 2~3년 사이 급등하는 바람에 큰 수익도 아니고 적은 수익내고 운영했지만, 도저히 스탭들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결단을 내려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가 내세우는 최저임금과 노동시간으로는 큰 프랜차이즈 미용실도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은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고스란히 스탭들에게도 피해가 갈 것”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미용업계는 전형적인 ‘도제식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고등학교를 나와 기본기술을 습득하고 미용자격증을 취득해도 다시 매장에서 최소 1~2년 이상 인턴경험을 쌓아야 한다. 속된 말로 바닥 청소부터 해야 한다.

 

미용실 현장에서 경력 3년 정도를 쌓아야 비로소 미용사로 인정받고 디자이너로 출발한다. 그전까지는 인턴 교육생이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니며 정부에서 지정한 시간당 최저임금 8,590원을 받기란 쉽지 않다.

 

미용실 업주들은 ‘인턴(교육생)’이라는 명목하에 직원이 아닌 교육생으로 간주하고 법으로 보장된 최저임급 지급을 꺼려하는 것이 현실이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미용업주들의 부담과 더불어 미용업계 깊숙이 뿌리박혀 있는 도제식 관행으로 인해 미용 스탭들의 처우는 거의 제자리걸음이다.

▲ 또한,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높은것에 비하여 재자리인셈.  © 뉴스와 사람

잠실에서 만난 미용실 스탭인 서지애(가명. 24)씨는 “하루 12시간 주 6일을 근무하고 받은 페이가 105만원이었다”며 “언니들하고 이야기해보면 작년보다는 10만원 정도 상승해 조금 올랐지만 정부가 강조하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서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강북에서 스탭으로 일하고 있는 이민정(가명. 26)씨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스탭들은 미용실에서 정식 월급을 받는 헤어디자이너의 잡일을 돕고, 고객의 머리를 말려주고 청소하며 기술을 옆에서 배운다는 명목으로 직원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으로 오히려 인건비에 부담을 느낀 원장들이 스탭마저도 자르고 있다”며 불안해했다.

 

2019년 시간당 최저임금은 8,350원이다. 6년 사이 최저임금은 1.7배 넘게 상승했지만 정작 현직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변화를 직접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스탭 이씨에 따르면 보통 미용실 매장은 오전과 오후 조로 움직인다. 오전 조는 아침 10시에 매장문을 열고 오후 8시까지 일한다. 오후 조는 낮 12시에 출근해 밤 10시까지 근무한다. 주 6일을 채워 일하지만, ‘도제식 교육’, ‘스탭’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최저임금에도 한참 못미치는 급여를 받고 일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스탭들은 이러한 생활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안잘리면 다행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문강분 행복한 일 연구소 대표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 사회의 일자리 질이 균일하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이 선호하는 일자리는 공무원, 금융기관, 대기업 등으로 제한적이다.

 

일자리 양극화 문제다. 이 문제도 정부가 개선해야 한다”며 “미용업계나 간호조무사, 배달 노동자 등 권익 보호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미용실 스태프는 실습생이 아니라 노동자다. 2007년부터 시행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4대 보험과 퇴직금, 주 15시간 이상 일했을 때 주휴수당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대책없이 인상만 되고 있는 최저임금에 대해 뷰티업계 업주들도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포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정숙영(가명.53) 원장은 “얼마 전부터 직원을 두지 않고 혼자서 일하고 있다. 스탭 2명을 잘랐다”며 “요즘 주변 미용실을 운영하는 원장들을 보면 스케일을 대폭 줄이고 살기 위해 나처럼 ‘1인샵’을 운영하는 업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1일부터 적용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으로 미용업계 소상공인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 의무 지급이라는 두 가지 부담을 한꺼번에 떠안게 됐다.

 

반대로 고등학교나 전문대 미용과를 졸업하고 현장에 나가 미용 기술을 배워야하는 ‘신참’들은 스탭들 고용을 꺼려하는 업주들의 행동으로 미용업계에 발을 들여놓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주들은 돈을 써도 실력이 어느정도 갖춰진 스탭을 신중하게 고용하려고 하고 있다. 면접자들이 인상된 최저임금, 주휴수당 등을 내세우며 ‘정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정 원장은 “어린 스탭 1명을 고용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주5일만 일을 시켜도 정부의 법안대로 한다면, 월 인건비만 180만원이 넘는다”며 “소규모 미용실 업주들에게는 현실에 맞지 않는 논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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