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시대, AI 의학 패러다임

뉴스와 사람 | 기사입력 2019/11/22 [21:50]

인공지능시대, AI 의학 패러다임

뉴스와 사람 | 입력 : 2019/11/22 [21:50]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은 4차 산업혁명을 주요 의제로 설정하였다. 클라우스 슈밥은 4차 산업혁명을 ‘3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과 바이오산업, 물리학 등 3개 분야의 융합된 기술들이 경제 체제와 사회 구조를 급격히 변화시키는 기술혁명’이라고 정의하였다. 즉, 반도체와 컴퓨터, 인터넷 기반의 정보 기술 시대가 3차 산업혁명이라면, 인간 및 사물들 간의 네트워크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반의 초연결성(Hyper-Connected)과 초지능화(Hyper-Intelligent)의 특징을 가진 사회 변화를 4차 산업혁명이라 규정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 가운데 특히 AI의 발전이 의학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새로운 의학 패러다임의 모색에 대하여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의료 산업의 관점에서 본다면 AI 기반의 전문가 시스템이 도입됨으로써 의료의 정확성과 효율성이 증대되는 반면, AI와 빅데이터 기반의 거대 자본을 중심으로 산업이 집중되는 구조 속에서 의사는 자신의 정체성과 역할을 다시 설정해 나가야 할 처지가 되었다.


그런데 의학은 원래 의사가 주체자로서 성립되고 발전해 온 학문이 아니라, 먼저 환자의 질병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에 대처하기 위하여 형성된 실용 학문의 하나인 것이다. 환자를 중심으로 본다면 4차 산업혁명의 변화가 의학에 어떠한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일까.


인간의 지성을 AI가 대체해 나가면서 인간은 많은 고민으로부터 해방될 것이다. 예를 들어 최근 과로를 많이 해서 피로가 쌓여 있다고 할 때, 나의 상황에 맞게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영화를 보고 어떤 음악을 들어야 하는지 힘들여 고민할 필요가 없다. ‘Wearable AI doctor’가 지시해주는 대로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고민으로부터의 해방은 다른 관점으로 보면 지적 활동으로부터 소외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자신의 지적 능력을 활용하여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해 나감으로써 얻게 되는 보람이 오히려 줄어드는 것이다. 물론 유희를 목적으로 지성을 활용할 수는 있으나 가상현실 속의 문제 해결은 참된 보람을 느끼게 해주지 못한다. 따라서 인간의 관심사는 점차 ‘자신의 행복’으로 옮겨갈 것으로 생각된다. 고민으로부터의 해방이 곧 행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개인적 행복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면서 많은 문제들이 야기될 수 있다.

 

▲ 인간의 지성을 AI가 대체해 나가면서 인간의 관심사는 점차 ‘자신의 행복’으로 옮겨갈 것이다. (사진 = 중앙일보 DB)

 

한의학의 최고 의서인 『황제내경』에서는 인간의 질병이 생기는 원인에 대하여 “不知持滿, 不時御神, 務快其心, 逆於生樂, 起居無節”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만족감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 상황에 맞게 정신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 마음을 쾌락에 빠뜨리는 것에만 힘쓰는 것, 삶 속의 즐거움에 역행하는 것, 기거에 절도가 없는 것 등이다. 반대로 건강한 삶을 만드는 것은 “志閑而少欲, 心安而不懼, 形勞而不倦… 故美其食, 任其服, 樂其俗”이라 하여, 욕심을 줄이고 마음을 안정시키며, 몸을 권태롭지 않게 함으로써 음식을 감사하게 먹고, 맡을 일을 잘 완수하며, 주변과 잘 어울리게 되면 질병을 예방하고 오래 살 수 있다고 하였다.


지금부터 미래에는 행복 또는 만족감이 질병 치료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며, 이미 불치병을 앓고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행복은 환자 자신의 중요한 목표가 될 것이다. 나아가 질병을 미리 예방하는 데에도 행복한 삶이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이에 의학의 패러다임도 바뀔 수 있다.


행복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어나는 시대에 살면서 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애를 쓴다든지, 억지로 행복에 대한 욕구를 외면한다든지 하는 것은 좋은 삶의 방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진정한 행복의 본질이 무엇이며 어떻게 그것을 얻을 수 있는가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조언으로 2천여 년 전에 쓰인 『황제내경』에서는 평범한 삶 속에서 즐거움을 찾을 것, 자신을 존중하고 지나치게 남을 부러워하지 않을 것, 주변 사람들과의 어울릴 것 등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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